슬프다.
요 얼마 전에 아마존으로 몇 가지 주문을 했는데 상품이 분할배송으로 진행됐다.
상품에 따라서 준비되는 시간이 다르기도 하고, 아마존에 판매위탁을 한 업자가 따로 있는 경우도 있어서 한 번에 주문해도 갈라져서 오는 경우가 많다.
다 이해하는데, 배송방법 중에 사이즈에 따라서는 우체통에 넣고 완료되는 경우도 있다.
주문 시에 주석이 그렇게 표시돼 있어서 사전에 알 수 있다.
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는데 오전에 배달완료 통지가 온 물건이 퇴근 후에 우체통을 봐도 없었다.
가끔 전산상 오류로 완료 표시가 먼저 뜨기도 한다는 설이 있어서 하루 더 기다려봤는데 안 왔다.
결국 고객센터에 문의를 했고, 구역 담당하시는 분이 집에 왔다.
많이 베테랑 같은 사람이었다.
내 택배가 얇은 상자가 아니고 봉투였던 외관과 사이즈, 에어캡이 있는 듯 폭신폭신했다는 기억도 있다면서 난감해하셨다. 배달하는 짐을 거의 다 외우신다고 했다.
내가 시킨 건 팝콘인데 옥수수 알갱이가 든 봉지가 여섯 개 정도 있고, 이건 대여섯 번 시켰으니 늘 우체통에 왔고 이 분의 기억도 맞다.
담당자는 영업소 쪽에 전화를 해보는 듯했다. 대체품은 없는지, 손님도 너무 난감해하는데 어떻게 할까 등등.
사실 이건 방법이 없다. 진짜 없다. 배달을 다 한 이후의 문제니까.
그런데도 너무 죄송하다고 직각으로 사과를 해서 당황했다.
이 분은 일단 하던 업무가 있으니 가셨는데 마지막으로 우체통을 열어보며 확인하는 소리가 들렸다. 골목이 조용하고 주변에 아기나 애완동물이 없는 구역이라 소리가 잘 들리는 곳이기도 하다. 들어오려던 주민하고 얘기하는 소리도 들렸다.
우체통이 여는 소리가 큰 편인데 주민 각자가 자기 집 우체통만 열어보니 연속으로 소리가 날 일이 없는데 소리가 나니 좀 묘했다.
근데 문득 요 며칠 전 밤에 들었던 소리를 떠올렸다.
한밤중에 우체통을 연속으로 열어보는 소리였다. 다이얼식으로 열쇠를 걸기 때문에 늘 오픈된 건 아닌데 윗 뚜껑은 열 수 있다. 한밤중에 그런 소리가 나니까 이상했던 기억이 있는데 담당자가 밑에서 열어보는 소리가 날 때 그 기억을 떠올렸다.
배달원은 주변에 이상한 사람 하나가 돌아다니는거 같은데 알고 있냐는 말을 했었다. 내 생각엔 1층 사는 할아버지 얘기를 하는거 같아서 그냥 넘겼다 ㅎ
좀 그래보이는 주민이 한 명 있다.
암튼 못받았다.
내 팝콘,,,,,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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